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저희 집은 감성이라곤 1도 없는 집이었어요.
그냥 아이가 사는, 아이를 위한 집.
얼마전 다른 인친님의 글을 보고 저도 제 이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신혼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냥 남편이랑 결혼해서 사는 생활 자체로 행복했어요.
살림노하우, 취향, 안목 같은 것도 없었고 그냥 하루하루 맛있는거 해먹고
신혼집도 꾸민다기 보다는 그냥 최저가 검색해서 필요한 것들 채워넣고
저렴하냐, 필요하냐 등 효율성만 따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 첫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계약이 끝나고 뭣도 모르는 상태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임신 중에 임신 중독증 판정으로 갑작스레 입원을 하느라고, 이사는 전혀 신경도 쓰지 못했어요.
저는 병원생활, 남편 혼자 병원을 오가며 이사갈 집 리모델링을 하느라 버거웠지요.
그렇게 출산하고 아이와 함께 들어간 첫 내집마련한 집.
그때는 감격할 겨를도 없이 아이와 함께하는 생활에 적응을 해야 했어요.
모든 것이 처음이고 아이에게 제 모든 신경이 가 있었기 때문에,
집=아이를 위한 공간이 되었지요.
아이가 조금 크면서는 거실은 온통 아이를 위한 물건과 공간, 동선을 위한 곳이었고
여전히 저와 남편의 취향은 묻어나지 않았어요.
이때는 아이 교구를 어떻게하면 아이에게 편하게 배치해줄까?
마치 제가 아이의 ‘환경조성가’가 된 것 같았지요.
(물론 부모가 아이를 위한 환경조성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말이에요!)
그런데 문득 너무 힘들더라구요.
저에게 맞지 않는 공간, 살림, 그리고 취향도 없이 아이만을 바라보는 하루종일이요.
공간을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아이도 위하고 나도 편하고 가족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집꾸미기의 첫 시작이었던거 같아요.
아이를 보는 순간순간이 행복했지만,
문득 힘들거나 우울감이 찾아올 것 같으면 저는 새로운 계획을 하나씩 만들어갔어요.
오늘은 주방재배치하기, 내일은 주방수납 바꾸기
아이를 위한 공간도 좀 더 예쁘게 보일 수는 없을까
어떻게 정리하면 시간을 좀 더 아낄 수 있을까 하면서요.
이런 하나하나의 계획으로 기분 전환, 원동력을 얻게 되고, 점차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재밌고
뭔가에 몰입하면서 우울감이 많이 사라지더라고요.
지금은 점점 여러가지를 알아보면서 셀프인테리어에도 도전하고
아이방, 거실, 셀프 펜트리만들기까지 집이 완전히 바뀌어버렸고
아이도 예쁜 집이 마음에 드는지 집에 대한 애착도 보이고 집이 너무 예쁘다며 칭찬도 자주 하더라구요.
그리고 우선 내 취향에 맞는 집으로 탈바꿈하니,
집에 대한 애착도 생기고, 나름이 살림 노하루도 쌓이면서 살림하기도 좀 더 수월해졌던거 같아요.
그리고 ‘혼자 밥을 먹더라도 나를 위해 대접하듯 식기하나 그릇하나 신경쓰고 차려먹어라’
이런 사소한 습관들이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 처럼 저도 흥미와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러면서 새로운 일, 경험, 도전도 하게되며 작년은 정말 저에게는 새롭고도 즐거운 한해였답니다.
그저 남들 눈에는 굳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비추어질 수 있지만,
제 나름의 삶의 방식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거 같아요:)
요즘은 집꾸미기, 감성인테리어에 관심있는 많은 분들과 이야기나누며 서로 좋아하는 것도 공유하고
소소한 재미까지 얻어가니 안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같이 ‘집꾸미기’, 작은 것부터 함께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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